26년 1호 현장실천 기관지_전교조 어디로 가야 하나(산별노조 지향성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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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worker
작성일
2026-06-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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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교조는 조직 확대와 혁신의 방향으로 교원노조로의 전환을 위한 명칭 변경을 모색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비롯한 교육공동체 노동자와의 연대를 통한 참교육 실현의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고, 자본의 노동자 갈라치기에 휘둘리며 학교 노동자 사이 분열을 조장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조합원 수 늘리기의 양적 확대에만 집착하다 보니 민주노조의 기본 원칙인 자주성, 민주성, 계급성(변혁성), 연대성(투쟁성)을 상실하고 조직의 정체성과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이에 교육노동자현장실천 편집위원회에서는 전교조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산별노조 지향성을 중심으로 논해보고자 한다.
- 한국의 산별노조 운동의 흐름
산별노조란?
산업별 노동조합은 동일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전국적으로 조직 대상으로 삼는 노동조합으로 기업의 규모나 형태에 관계없이 해당 산업에 속한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는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 뿐 아니라 미조직-비정규노동자 조직에 용이하며, 전국적인 단결력을 바탕으로 정권과 자본의 노동 탄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노동자의 사회적·정치적 위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 산별노조는 소산별과 대산별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소산별(업종산별)은 동종 업종 내 유사한 노조끼리 묶은 형태로 조직화가 쉽고 동질성이 강하다. 소산별의 예로 전국 단일노조로 조직된 전교조를 들 수 있으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학비노조, 여성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단일 산별은 아니지만, 공동교섭이나 파업을 함께 하고 있어 형태는 소산별처럼 활동하고 있다. 대산별(초산업산별)은 산업 간 경계를 넘어 대규모로 통합한 형태로(예: 공공운수노조), 강력한 단체교섭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다. 소산별은 기업별 노조보다는 교섭력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대산별보다 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 내부적 동질성을 찾기 어렵고 내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간혹 산별지향을 소산별로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는 기업노조의 확장된 형태일 뿐이다. 노동조합을 만들어 단결하고 투쟁하는 목적을 구현할 수 있도록 계급적 단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대산별을 지향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소산별도 대산별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봐야할 것이며, 전교조가 지향해야 할 산별의 형태 역시 대산별이다.
산별노조의 시작
민주노총의 합법화와 함께 산별노조 또한 합법적 설립이 가능해졌다. 총자본의 입장에서 외환위기 이후 산별노조 전환은 노동운동을 체제내적으로 가두기 위한 전략 중 하나였지만, 개별자본의 입장에서는 이조차 받아들이지 않았고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로 전환한 다수 대공장 역시 기업별 노조를 중심으로 교섭하였다. 정권과 자본은 신자유주의 유연화 전략을 활용하여 현장을 통제하고 산별노조로의 단결을 최대한 약화시키고자 했다. 전교조는 다른 노동조합과 다르게 결성 시기부터 학교 안 노동자와 대학교수 등 교육부분 노동자를 포괄하는 전국 단일 산별노조로 출발하였다. 물론 대산별의 꿈은 1500명의 조합원 해직과 이후 ‘교원노조법’이라는 악법으로 인해 좌절되었다. 그러나, 전국단일노조라는 소산별(직종산별)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두번의 법외노조와 갖은 탄압 속에서도 굳건히 이를 버틸 수 있게 주었고, 7차교육과정, NEIS, 일제고사, 국정역사교과서 투쟁 등은 전교조가 사회적 영향력을 획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2).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범은 교육대산별의 역사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 산별노조로 출발하다
1989년 5월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 당시 ‘교원노조’가 아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결성되기까지는 치열한 논쟁의 산물로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결성 초기부터 학교 현장의 모든 교육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는 산별 노조로서의 조직적 지향점과 전망을 분명히 한 것이다.
89년 전교조 결성을 준비하던 초기 논의 문건인 <노조건설방식과 조직형태에 관한 토의 결과(전교협 정책기획실(8차 중앙위원회 문건). 1989.3.18.)>에 따르면, 조직 형식에 대해 “전국 단일노조가 바람직하다는 잠정적 합의를 도출”하였음을 명시하고 조직 대상도 단순히 평교사에 머물지 않고 “교수, 대학 시간강사, 대학 교직원, 유치원, 사무직원 등을 어떻게 출발부터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되어 있다. 비록 논의 과정에서 초중등 유치원을 중심으로 한 우선적 결성이라는 현실적 판단이 있었으나, “앞으로 조직 대상에 모든 교육관계자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칙”에는 확고하게 동의하고 있다. 특히, “창립 시 교수, 서무직원 부분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명시적으로 교직원노조라 하였을 때 이후 연대와 통일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식하면서, 우리 스스로 전국단일노조인 “교직원노조”를 선택하였다.
조직확대를 위한 방안, 산별노조(2009년)
전교조는 2003년을 전후하여 10만 조합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점점 조합원 수가 줄어들면서 위원장 출마 후보들은 “박수받는 전교조”, “조직 확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조합원 증가를 최대의 과제로 삼았다. 2009년 전교조 창립 2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는 전교조 조합원의 확대를 위해 당시 참교육연구소 이용관 소장은 다음과 같이 주장을 하였다.
“앞으로 전교조는 교육대산별노조로의 조직 전환을 지향해야 한다.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 직원, 대학교수, 대학 교직원, 사회교육시설 종사자까지 노조원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전교조는 지금까지 유치원과 초중등 교사에게만 조합원 자격을 줘 조직 대상을 스스로 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힘은 머릿수에서 나오는데 조합원 자격을 한정하니 자연히 힘도 그 이상 커질 수 없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는 명칭에도 교사뿐 아니라 직원이 명시돼 있다. 현재의 전교조는 교사노조일 뿐 완전한 형태의 노조라고 볼 수 없다.”
20년 전교조 활동에 대한 평가와 성찰이 드러난 문구이다. 노동조합을 결성해서 사회와 교육을 바꾸기 위한 투쟁은 조직된 많은 노동자가 함께 해야 가능한데, 교사들만의 조직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는 것이다. 교사만이 아니라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는 조직 대상으로 하는 산별노조만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조직적 자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전교조는 학교비 정규직 노조 결성에 연대하였고, 산별노조 건설을 위한 조직 내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2013년 10월, 조합원 총투표로 다시 확인한 산별노조, 전교조
이명박 정권부터 시작한 전교조 무력화를 위한 끈질긴 시도는 박근혜 정권에서 법외노조 통보로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바꾸고 이들을 가입·활동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공문으로 ‘규약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에 맞서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노조 설립취소를 전제로 한 시정 요구인 ‘해직자를 배제하도록 규약부칙 삭제, 해직자의 조합활동 배제’를 거부한다”는 내용으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였다. 투표율 80.96%에 거부율 68.59%, 찬성률 28.09%로 조합원들은 해직자도 당당한 전교조의 조합원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총투표를 통해 우리 조합원들은 정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 이는 단순히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노동조합의 조직 대상과 운영은 국가가 아닌 전교조 조합원, 노동자 스스로 결정한다는 노동기본권의 가치를 사수한 결단이었다.
총투표 이후 일부 조합원들은 가입 대상을 ‘교원’으로 한정되어 있던 규약을 개정하여, 산별노조에 걸맞게 교육 노동자로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출하여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당시 총투표를 통해 전교조 조합원들은 다시 한번 산별노조의 지향을 확인했으며, 이후 끈질긴 투쟁 속에서 법외노조 취소 판결을 쟁취하게 된 토대가 되었다.
- 대산별 지향은 왜 필요한가
1997년 IMF 이후 구조조정 사태를 경험하면서, 기업별 노조로는 임금·노동조건 등 사업장 내 현안에 대한 대응은 가능하지만, 전면적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켜졌다. 조직화 측면에서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임시일용직, 실업자 등 비정규직-불안정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 산별노조는 처음부터 필연적 과제였다. 단체교섭의 측면에서도 기업별노조는 노동조건과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의제를 다룰 수 없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특히, 정권과 자본은 이를 활용하여 기업이기주의, 직종이기주의를 부추켜 왔으며, 임금과 노동조건, 사회보장의 차별, 공정성 담론 등을 통해서 노동자 간의 연대와 단결을 해치고 분열시켰다.
이에 대해 단위사업장의 이해를 넘어 노동계급 전체를 아우르는 의제와 정치사회적 의제에 대한 요구와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의 사회정치적 영향력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후 산별노조운동은 조직적으로 노동자들이 각 기업의 경영 상황에만 종속되지 않고 산업 차원의 공통 의제를 설정하고 결집할 수 있는 물적, 인적 기반을 마련하고, 노동조합이 사회적-정치적 영역에 강력한 영향력을 형성할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노동자와 자본의 힘 관계가 많은 것을 결정해온 역사를 돌아본다면, 산별노조 건설은 노동조합의 필연적 과제였다. 이에 따라 민주노조 운동은 산별노조 건설을 과제로 삼아왔으며, 이는 민주노총의 강령과 규약에 명시되어 있다. 그 후 민주노총이 구성한 조직 발전 또는 혁신이라는 이름을 걸고 구성된 모든 기구와 토론회 등에서 대산별은 민주노조 운동의 큰 방향으로 제시되어 왔다.
| ◯ 민주노총 강령 03 우리는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 등 조직역량을 확대 강화하고, 산업별 공동교섭, 공동투쟁 체제를 확립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전체 노동조합운동을 통일한다. ◯ 민주노총 규약 제4조(목적과 사업) 3. 미조직․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 등 조직역량 확대 강화 4. 산업별 공동교섭 공동투쟁 체제확립, 산업별 노조 건설, 전체 노동조합운동의 통일 ◯ 2000년 민주노총 조직발전위원회 안 - 원칙으로는 1) 1산업 1노조, 2) 효율성과 집중성 3) 민주성(‘아래로부터’) - 방향으로는 △산별노조는 지역지부를 근간으로 재편 △산별노조 체계에서 작업장 조직은 현 장위원 제도로 개편 △2005년까지 8개 대산별노조로 재편이라는 큰 방향을 제시 |
(1) 금속노조
- 1998년 민주노총 산하의 3개조직, 민주금속연맹, 자동차연맹,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현총련) 통합하여 창립하여 2001년 전국금속노동조합을 공식 출범. 그러나 창립 당시 3만명 수준. 현대자동차, 기아 등 완성차 업종의 주요 대기업노조들이 전환하지 않았고, 강력한 기업별 노조의 관성이 산별 전환의 큰 장애물이었음
- 실질적 규모와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은 2006년 현대차, 기아, 지엠, 쌍차 등 4대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주요 대공장 노조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현재 18만 수준으로 급증 명실상부 최대 산별노조로 발돋움.
(2) 화섬식품노조
-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연맹이 조직전환을 통해 산별노조로 설립(2001년부터 추진하여 2004년 창립).
- 초기 내부 갈등. 2007년 산별노조 전환 위한 연맹해산 안건 부결로 조직 운영에 파행.
- 2017년 파리바게트 노조 설립 후 화섬식품노조에 가입하면서 명칭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으로 변경하여 포괄 범위를 넓힘. 이후 IT업종 노조 설립 증가로 조직 규모 성장.
- 2022년 화학섬유연맹 해산하면서 단일 산별노조 체제로 전환
(3) 보건의료노조
-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병원 현장에서 결성된 노동조합을 뿌리에 두고, 전국병원노동조합협의회(87)에서 전국병원노동조합연맹(88)을 거쳐 1998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공식출범.
- 100개 지부, 21,300명의 조합원으로 시작. 상당수 단위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지 않았음.
- 창립이후 단체교섭과 투쟁을 통해 조직 공고히 함. 2004년 1만 이상의 조합원 참여한 첫 산별 총파업을 통해 주5일제 도입 등 성과를 거부며 산별노조로서의 위상 강화. 조직적으로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노동자들을 아우르고 간호사, 의료기사, 약사 등 다양한 직종을 포괄.
(4) 공공운수 노조
- 2006년 공공부문(사회보험, 공사, 병원 등) 중심의 ‘공공노조’와 운수부문(철도, 화물, 버스, 택시, 항공 등) 중심의 ‘운수노조’가 별도로 출범. 조직 통합 산별연맹 건설은 내부 이견으로 난항을 거듭하다가 2007년 과도기적 형태의 공공운수연맹 출범. 대표성 부족과 미전환 노조 문제 등 통합 지체. 2011년 기존 공공노조의 명칭 변경, 운수노조의 일부가 합류하는 방식으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 공식 출범.
- 지금까지 연맹과 노조가 병존하는 형태. 극도로 다양한 업종과 직종 노동자들을 포괄. 최근 플랫폼 노동자와 학교비정규직 조직화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임
(5) 금융노조
- 1960년 5개 은행 노조 연합회 결성한 것이 기원. 이후 산별노조 형태로 활동하였으나, 1981년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기업별 노조 중심의 연맹 체제로 전환.
- 1997~98년 IMF외환위기로 결정적 전환점. 대대적 구조조정진행으로 기업별 노조 대응의 구조적 한계 드러내면서, 2000년 3월 다시 산별노조 체제로 전환.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분벌된 기업별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산업 차원의 교섭력 확보위한 전략적 조직 재편.
위 과정을 돌아보면, 한국 산별노조 전환 과정은 획일적이거나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기업별 노조의 관성을 극복하거나 산업별 조직 통합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조합들이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포기 하지 않은 이유는 산별노조 전환 과정 속에서 다음과 같은 성장과 변화를 남겼기 때문이다.
3) 산별노조 운동의 성장과 변화
조직의 확대·강화와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조합원 수 증가의 주요 계기가 되었다. 각 노조의 조직화 전략과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성장 속도의 차이는 있으나, 급변하는 산업별 흐름과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 대응 과정에서 급증하는 미조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별노조로 흡수되었다. 특히, 미조직실, 전략조직실 등을 운영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노동조합 설립 유도하거나, 가입 대상과 대상자에 대한 사업 확대로 가입 문턱을 낮추면서 노동조합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강력한 투쟁력 형성
산업별 노동조합의 투쟁력 역시 강화 되어 금융노조는 사상 초유의 총파업에 6만5천 조합원 중 4만 이상이 참가하였으며, 구조조정의 완전한 저지는 아니었지만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역시 2000년 투쟁에서 87개 노조가 조정신청을 하고, 1만3천 명이 파업에 참가해 산별 통일 투쟁을 이루었냈다. 전교조는 비록 법적으로는 단체행동권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집단 연가 투쟁을 비롯한 다양한 투쟁으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선 투쟁을 전개해왔다. 2001년 성과급 반납 투쟁으로 성과급 도입을 무력화하는 단체협약 체결하였고, 7차 교육과정 저지 투쟁과 NEIS저지 투쟁 등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이와 함께 산별노조는 조합원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전체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의미있는 투쟁들을 조직화하였다. 주 5일제 쟁취,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의료공공성과 교육공공성 강화 투쟁 등은 직종별 한계를 넘어선 투쟁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
산별 협약 쟁취
산업별 협약에서도 진전된 결과가 있었다. 금융노조는 공동 단협과 공동 임금협약을 가장 먼저 체결하여 2002년에는 주5일제 협약을 쟁취함으로써 주40시간제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은행권 전체의 주5일제를 실현하였고 이는 제2금융권으로 이어졌다. 전교조는 합법화와 더불어 교육부 장관과 교섭하여 산별 단협을 체결하였으며 각 교육청과 시도 지부의 협약도 쟁취하였다. 증권노조 역시 금융노조처럼 통일 단협과 임금협약, 주5일제 협약을 쟁취하였으며, 사용자의 집단교섭권 위임을 받은 경총과 단협을 체결함으로써 더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산별 연대활동의 진전
산별노조는 연대활동의 진전을 보였다. 더 큰 울타리로 활동하기 때문에 훨씬 더 가까이 느끼고 작은 실천을 보태는 것이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다른 노동조합이었다면 알 수 없는 일들을 함께 활동하면 보게되고 읽게 되고 느끼게 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 1인당 500원씩 해고자기금을 마련하여 해고자에게 월90만원을 생계비 지급하였다. 또한 2000년에는 장기투쟁 사업장 투쟁기금 모금과 산별 최저임금을 요구하여 25개 지부에서 타결하기도 했다. 금속노조의 경우 세원테크 투쟁을 해당 지역의 공동투쟁과 공동파업으로 맞섰는데, 이것은 기존 기업별노조체계에서는 이뤄내기가 어려운 성과였다. 또한 공단노사정협약, 조선업 하청노동자 지역단협 등 지역과 소규모 업종에서부터 다양한 초기업 교섭 모색하였고 임금격차 축소를 위한 산별차원의 임금제도 표준화의 단계적 접근 시도가 있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중소병원·의원 표준임금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협약 체결 필요성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병협과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교섭>을 추진하였다. 노동조합에 소속되지 않은 중소 병·의원 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의 노동조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적 교섭을 시도한 것이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부‧전국시도교육청은 2022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노사협의를 합의하였는데, 이는 초기업적 노사교섭(협의)를 통해 임금체계 표준화를 시도한 것이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산별 지향의 필요성
교육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지켜온 산별노조의 가치
전교조는 법적·제도적 한계 속에서도 학교 내 다양한 노동 주체들과의 연대를 멈추지 않았다.
‘전국교육노동조합협의회’ 출범
2012년 민주노총 결정으로 전국교육노조연맹 건설을 목표로, 사전 조직화 준비를 위해 전교조, 대학노조, 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학교비정규노조 등이 ‘전국교육노동조합협의회’를 출범하였다. 출범선언문에는 당시의 교육노동자들의 사회와 교육에 대한 문제인식과 해결 과제들이 잘 담겨 있다. 교육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 학교의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함께 싸우고 함께 쟁취하자는 산별의 정신을 잘 드러내고 있다. 비록 출범 이후 구체적인 사업 추진과 교육대산별 건설은 성공하지 못했으나 우리 조직 안에는 교육대산별을 통해서만이 교육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과 끈임없이 시도했던 역사가 있었다.
전국교육노조연맹 건설이 무산되었지만 민주노총에서 전교조가 사실상 직종노조임에도 산별노조의 지위를 인정해 오고 있는 이유는 앞으로도 모든 교육 노동자를 포괄하는 ‘교육 대산별’의 중심축이 되어 달라는 노동계 전체의 신뢰와 전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 <중략> 전국교육노조협의회는 교육의 시장화 저지, 학교의 탈기업화, 교육공공성 쟁취를 위한 공동 투쟁에 집중할 것이다. 더불어서 입시와 학벌의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적 교육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비정규직과 차별과 폭력이 없고 인권과 사회권이 존중되는 교육 현장,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끊임없이 싸울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적대적 경쟁자가 아니라 ‘비익조(比翼鳥)’이자 ‘연리지(連理枝)’임을 공동 투쟁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제 교육 혁명의 불길은 당겨졌다. 우리가 단결하여 잃을 것은 노동자들을 교원과 직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상용직과 일용직,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고 단절시킨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공공성이 강화되고 행복한 학교와 평등한 세상이다. 전국의 교육부문 노동자여, 전국교육노조협의회의 깃발과 함께 단결투쟁하라! 2012년 2월 22일 전국교육노동조합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전교조 투쟁은 연대의 역사
전교조는 창립부터 연대투쟁의 결과였다. 89년 결성에서 99년 합법화되기까지 학생, 학부모, 노동자, 시민 모두의 지지와 연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심지어 99년 전교조 합법화 이면에는 비정규직 합법화와 맞바꾼 사회적 부채가 있다. 2003년 네이스 거부 투쟁에는 청소년 학생, 학부모,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해외교육노조 등이 함께 연대하였다. 2008년 일제고사 반대투쟁과 일제고사 거부 교사 해고 반대 투쟁,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 2013년 법외노조 투쟁 등 굵직한 전교조의 투쟁 역사에는 학생, 학부모, 교육노동자, 시민사회단체,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등이 함께 단결하고 연대했기에 투쟁을 할 수 있었고, 때로는 승리하여 쟁취할 수 있었다.
전교조 또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와 노동자투쟁에 연대해왔다. 특히, 학교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 차별 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동자로서 연대하여 함께 싸웠다.
- 각국의 산별노조 상황 분석을 통해 본 산별노조 지향의 필요성
각국 마다 산별노조의 결속은 공통적으로 산업별 단결로 노동력 공급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발전하였다. 업종, 산업별 노조 단결은 개별 기업에 대한 큰 압박이 되었으며, 노사갈등이 심화 되는 과정에서 단체교섭 제도화가 만들어졌다. 산별노조 설립을 위해서는 산업별 노동자의 조직력이 상당한 정도로 확보되고, 이 확보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노동시장을 규율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상당한 정도로 갖춰져야 한다. 서유럽 국가 중 프랑스, 독일 등의 경우 산별 협정은 처음부터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계약이자 법제화된 상태였다. 반면 영국의 경우 산별 협정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신사협정 수준이었다.
산별교섭의 국가별 모형
산별교섭이 지배적인 유럽의 교섭방식은 공통적인 노사관계체계 모형에 기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일정한 이질성을 보이고 있다. Auer(2000)는 유럽의 교섭방식을 노딕(Nordic), 라인(Rhine) 유형, 라틴(Latin) 유형의 세가지로 구분하고 세부 여형별로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이병훈, 2003)
| 노르딕 유형 | 라인란드 유형 | 라틴 유형 | |
| 유형벌 특징 | 전통적 조합주의 | 사회적 파트너십 | 갈등주의 |
| 노사단체의 특징 | 높은 결속력 포괄적 규율행사 |
제한적 결속 | 복수 경쟁적-가변적 |
| 노사단체간 관계 | 노동주도 균형 | 사용자 주도 균형 | 계급갈등-불신 |
| 임금교섭 단위 적용범위 교섭방식 |
산업부문별 포괄적 통합-안정적 |
산업부문/지역별 중간 수준 이상 통함적-안정적 |
산업/기업 혼재 중간수준 이상 대립-불안정적 |
| 노사분쟁 | 간헐적 조직적 | 간헐적 조직적 | 매우 빈발 비조직적 |
| 국가역할 | 적극적 노동정책 추진 주도 | 적극적 노동정책 추진과 규제자 역할 | 개입-간섭적 기능 |
| 사회복지체계 | 전국민 대상 발달된 사회보장 | 전통적 근로연대의 사회보장제 | 초보적 복지 |
| 해당국가 |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아일랜드 |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루투갈, 그리스 |
| 주: Auer(2000)의 수정 인용 | |||
마지막으로 남유럽 국가들로 대표되는 라틴 유형은 유럽 모형과 기본 요건들을 갖추고 있기는 하나, 노딕과 라인란드 유형과 달리 소모적인 노사갈등과 복합적이며 불안정한 교섭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라틴의 노사관계 유형에서는 이념적인 경쟁 구도에 따른 노동조합 조직의 분열과 사용자 단체의 결속력 미비로 매우 복잡한 교섭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아직까지 대립적인 노사관계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라틴 유형의 국가들에서는 정부가 노사관계에 직접적으로 개입 간섭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는 사용자 단체에서 대해 강한 불심을 갖고 있는 노조의 압력행사에 의해서 또는 노사대립에 따른 교섭 지원 및 분쟁 발생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교사연맹(AFT) 사례 분석 및 한국과 비교
1916년 미국의 교사 중심으로 미연방 산업별 노동조합(AFL-CIO)과 연대하여 강력한 노동조합을 표방하며 창설되었다. 이렇게 창설된 미국교사연맹(이하 AFT)는 공립, 사립학교 교사, 대학교수, 교육보조원 및 학교관련 종사자, 그리고 지역,주 연방정부에 의해 고용된 교육관련 공무원, 간호원 및 건강관리 전문가, 퇴직교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0년 9월 5일 AFT총회에서 채택한 조직목표 수행을 위한 선언에 의하면 AFT는 회원과 그 가족의 생활을 개선하고, 회원들의 정당한 전문적, 경제적, 사회적 여망에 대한 목소리를 대변하며, 회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조직체와 제도를 강화하고, 서로 돕고 지원하고, 조직 내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 걸쳐 민주주의와 인권과 자유를 징진시키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AFT의 기구 및 조직체계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교원단체 활동 환경을 법과 제도적으로 비교하여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 구분 | 한국 | 미국 |
| 교원의 신분 | 국가공문원 교육부장관 또는 시도교육감이 임용 |
비공무원 각 교육구의 소관 교육위원회에 의해 고용 주 정부의 공무원과 함께 공공부문 근로자로 분류 |
| 근로조건 | 교육관련법, 노조법에 규정 | 각 주별로 별도 제정 |
| 단결권 | 헌법상 보장(제33조) | 헌법상 보장(제1수정헌법) |
| 단체교섭권 | 교원노조법에 의한 단체교섭권 교원지위법에 의한 교섭, 협의권 |
주의 법률로 인정(35개주) 단체교섭법은 없으나 단체교섭 허용(9개주) 단체교섭 금지(7개주) |
| 단체행동권 | 집단행위(파업) 금지 | 일정한 요건 하에서 제한된 파업권 행사 허용(10개주: 법에 규정, 4개주: 법원 판례) |
| 중재제도 | 쟁의조정: 30일 내 완료 중노위에 조정위 설치 |
대부분의 주에서 강제 중재제도 도입 (법적 구속력 인정) |
| 정치활동 | 금지 | 모든 정치활동 인정 |
이렇듯 미국 교원단체의 환경은 법규면에서 파업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며 정치활동 전면을 인정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단체교섭 등을 통한 주장과 요구 관철이 가능하다. 이러한 환경적 차이를 극복하고 교육산업 내 노동자 갈라치기와 직종 사이 배타적 이기심을 증폭하려는 국가와 자본의 술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욱더 산별노조의 공고화가 필요하다.
외국과 한국의 산별교섭 비교 및 분석
산별교섭이 안착된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교섭환경은 매우 이질적이다. 그러므로 교섭환경 자체의 변화 없이 산별교섭만 추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 밖에 없다.
| 외국의 산별교섭 | 한국의 산별교섭 | |
| 단체교섭 구조 |
노르딕, 라인란드, 라틴 유형으로 구분 각 유형별 특징 있는 중앙 전국 단위의 교섭이 진행 분권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다사용자 교섭 및 산별교섭이 여전히 유효 노사관계 주체들 사이 조율 및 조정이 작용 |
대립 갈등주의 산별, 지역별, 기업별 등 중층적 교섭 교섭의 집중화 현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별 교섭 관행 지속 교섭구조의 업종별, 규모별 분화 가능성 |
| 정치조합주의 | 유럽의 경우 노조의 정치참여 수준이 매우 높음. 다만, 노조의 중앙 교섭 성사 정도에 따라 파편화 미국의 경우 비정치조합주의, 경제조합주의 |
지금까지 노조는 통합화와 정치화를 추구 이후 정치조합주의를 채택하는 경우 분권화 가능성 예상 이후 경제조합주의를 채택하는 경우 통합화 가능성 예상 |
| 복지제도 | 교섭의 통합화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산별교섭) 국가복지화 수준이 높음 | 기업별교섭구조를 철저히 반영한 기업복지 중심 |
| 단체협약 | 노조의 조직률이나 협약의 효력 확장 및 법제도적 요건을 통해 단체협약의 적용이 상당히 높은 편 | 법제도적 요건이 기업별 협약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으며 산별 차원의 협약은 당사자로 국한 |
산별노조 결성을 통해 조직 내부의 결속력과 연대를 강화하고, 노동자 사이 연대를 확장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투쟁의 전선을 구축하여 그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산별노조 확대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파편화된 기업별 노조의 교섭은 각 사업장 단위에서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수준에 머물겠지만 산별교섭은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주체적인 투쟁과 요구를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외국의 산별교섭 사례를 바탕으로 산별교섭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어 나감과 동시에 산별노조 결성과 유지, 확장을 위한 노조의 결의가 필요하다.
- 전교조 명칭변경은 퇴행의 흐름 대산별로의 대전환이 필요
산별노조의 단결과 연대, 계급성을 회복해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출범은 많은 논쟁 속에서 산별노조의 전망을 명확히 한 것이었다. 출발은 산별노조였으나, 현실적으로 무산된 것의 원인은 1999년 전교조 합법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합법화 당시 특별법인 ‘교원노조법’이 만들어지면서 가입 대상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으로 한정하여 결국 학교 노동자들은 독자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조직 대상에서 제외된 비정규직 교원, 학교 비정규직, 교육행정공무원, 교수 등은 독자적으로 조직화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교육부문의 노동자들이 각각 조직되어 있다는 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각 노조들이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만 가지고 싸운다는 것이다. 학교와 교육의 문제는 부문의 이해와 요구로 절대 해결할 수 없다. 학교와 교육노동자가 함께, 단결하여 우리의 이해와 요구로 만들어 연대해서 싸울 때만이 해결할 수 있다. 즉, 교육노동자의 계급성으로 단결하고 연대하여 크게 싸우고 쟁취하기 위해 산별노조를 만드는 것이다.
전교조 스스로 직능노조로 축소한다면
전교조 창립 30여년이 지난 오늘, 전교조는 이름뿐인 산별, 직능별 노조로만 기능하고 있다는 내외부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창립 이후부터 전교조는 모든 사회적·교육적 사안에 치열한 논쟁과 투쟁으로 돌파해 왔으나 전교조의 명칭을 둘러싼 현재의 시점만큼 정체성의 위기였던 적은 없는 듯하다. 전교조는 창립 시기 고뇌와 논쟁에 맞먹는 근본적인 질문에 서 있다.
“교직원노조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교육노동자와 제도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건설하는 노동자의 자주적인 대중조직이다. 교사의 계급적 존재가 자각되지 않은 교직원노조의 건설은 이후 노조라는 형식을 가지면서 직능단체의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자기 성격이 왜곡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교직원노조 건설을 힘있게 추동하기 위한 긴급 제안> 전교협 노조특위. 1989.4.7.)
전교조 창립을 앞둔 시기, 전교조가 왜 산별노조이어야만 하는지, 아니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한 글이다. 거대 자본과 정권의 교육 상업화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공고화되어 가는데 우리는 오히려 더욱 세분화된 직종 간의 이해관계만을 내세우면서 개별화되어 대응하고 있다. 급기야 각 직종의 노조가 맺은 단협의 내용이 서로 달라서 노조끼리 입장의 차이가 생기고 노동 현장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사와 비교사, 정규교원과 기간제교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과와 비교과 등으로 쪼개고 나누어진 노동자들. 자본과 정권에 의한 이러한 갈라치기에 더 이상 놀아나서는 안된다.
2026년 2월 93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교조는 조직혁신을 위한 조합 명칭 변경 사업을 제안하였다. 당시 대의원 204명 중 89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6월 조직 내 토론과 8월 대의원 결의를 통해 총투표에 붙여질 예정이다. 명칭을 변경은, 단순히 이름을 바꾼다는 것을 넘어서 조직의 정체성 변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강령 변경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는 새롭게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에 준하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 ◯ 전교조 강령 1. 우리는 교직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과 민주적 권리의 획득 및 교육여건 개선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 전교조 규약 제2조(목적과 사업) 본 조합은 선언 및 강령의 정신에 입각하여 교육노동자로서의 기본 권익을 적극 옹호하고 민주교육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2022. 8. 27. 본 조 개정> |
하지만, 전교조의 조직혁신과 전망이 필요하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과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휘몰아치고 있는 우리 사회와 노자 관계의 변화는, 학교와 교육 그리고 그 속에서 노동하는 교육노동자와 교육주체 모두에게 빠른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교육 주체들과 교육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적 교육-노동 정책 속에 이전 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개별화되고 파편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대응해야할 전교조는 물리적인 대응력 뿐 아니라 정책 대응력마저 상실해가고 있으며, 이는 중앙단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회와 분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교 현장은 공백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므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명칭 변경을 막아낸다하더라도 여전히 남아있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게 필요한 전망과 과제를 분명하게 제시해야한다. 전교조는 다시 노동조합으로서 그 역사적이고 필연적 과제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운동’이 필요하다. 산별노조의 힘을 이용한 투쟁과 조직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힘을 더 확장하고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한국 민주노조 운동의 오랜 과제이자, 전교조 창립 당시 지향으로 삼았던 대산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글은 이를 위한 논의의 촉발과 전교조가 노동조합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고 투쟁할 수 있도록 촉구하기 위함이다.
운동의 퇴행을 넘어 교육대산별로!
산별노조 취지는 공동의 요구를 기반으로 공동의 투쟁을 통해 가장 강력한 노동자의 힘을 가지고 노동자의 권리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는 전체 노동자 계급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며, 노동자 분할 통제 전략에 강력히 저항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별 노조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단체교섭 구조 역시 기업별 분절적 교섭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협약 적용률이 낮고 산별 교섭의 실질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 조직의 성장과 투쟁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정규직 노조의 공동투쟁이나 연대는 함께 성장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한국의 산별노조가 계급적 산별운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국가권력에 대한 집중적이며 효과적인 투쟁 배치하지 못하고 있으며, 강력한 산별의 힘으로 정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정권의 허용범위 안에서 움직이며 투쟁을 조직화하고 있지 못하다. 자본과 정권이 내어주는 떡고물을 위해 애초에 산별노조와 같은 강력한 압박수단은 필요하지 않다는 듯, 최근 벌어지고 민주노총 내부의 상황 역시 이러한 맥락에 닿아있다. 전교조의 명칭 변경 문제 역시 그렇다. 노동조합 운동은 퇴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운동의 퇴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전교조는 다시 대산별 건설 운동을 시작해야한다. 교육대산별만이 산적한 교육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교육대산별만이 분열하는 노동자 계급을 단결시키고 더 큰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다. 형식이 내용을 채워줄 것이라는 환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이 하나 된다는 것은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이상을 현실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파편화되고 개별화된 교육노동자 또는 교육주체들을 연결할 무엇인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당장 하나의 조직이 될 수는 없다. 민주노총 내 많은 산별노조가 민주노총 출범 30년이 된 지금에 산별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우선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들이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의 이름으로 함께 투쟁하고 교섭하듯, 본부와 지부차원에서는 일상적 연대와 투쟁을 함께할 가칭 (학교)교육노동자연대회의를 제안하자. 교육대산별의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고 조합원들과 토론하자. 또한 지회와 분회 차원에서는 민주노총 학교 조합원 모임을 학교와 지역단위에서 구성하자.
| [참고자료]
산별노조연구 보고서 – 민주노총 산별노조건설 전략 / 민주노총 / 2000 산별노조운동의 현단계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노동사회 75호 / 2013 산별노조운동의 평가와 전망/전국결집/2025/김혁 [산별노조]전교조 운동(교원노조운동)의 특성 / 전국결집 / 2025 /이현 산별노조 조직 진단과 평가, 한노사연, 이명규, 2025 민주적 계급적 노동운동과 정치전략, 전국결집. 홍석만, 2024 새로운 좌파 노동운동 전략 설정을 향하여 / 김석 / 전국결집 /2024 한국 산별교섭에 대한 국제론적 평가 / 조준모, 이원희 / 노동정책연구 / 2007 미국 교원단체의 현황 분석 및 한국에의 시사점 / 염철현 / 교육법학연구 /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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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연속 기고] 전교조가 버리려고 하는 것은 단지 ‘명칭’만이 아니다 / 산양 (2026-0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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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1호 현장실천 기관지_전교조 어디로 가야 하나(산별노조 지향성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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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고] 전교조 운동의 방향과 과제 : 연대는 정규직 노동자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2026-0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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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고] 전교조 운동의 방향과 과제 : 학교 공동체 관점으로 교육 운동을 바라보자 (2026-0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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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전교조 운동의 방향과 과제 : 돌봄, 평화, 연대, 해방을! (2026-0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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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동향] 2026년 5월 전교조 소식 (2026-0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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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천 창립 6주년을 맞으며 (2026-0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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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지도사의 하루 (2026-0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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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고] 전교조 명칭 변경 논란에 부쳐 / 조창익 (2026-0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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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기자회견 발언문] 민중총궐기는 무죄다! 이영주 해직 교사의 복직을 촉구한다! (2026-0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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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운동의 과제와 전망’ 토론회를 다녀와서 (2026-0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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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활동]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과 약속의 시간들 (2026-0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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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교육노동자들의 함성이 울려퍼지도록! (2026-04-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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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동향] 5.30 전국교사대회 슬로건의 주요 쟁점(2026-04-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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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와 서울시교육청의 폭력 규탄! 12명의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2026-04-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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