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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고] 전교조가 버리려고 하는 것은 단지 ‘명칭’만이 아니다 / 산양 (2026-05-16호)

작성자
eduworker
작성일
2026-06-05 02:26
조회
34
[연속 기고] 전교조가 버리려고 하는 것은 단지 ‘명칭’만이 아니다. / 교육노동자현장실천 산양 (2026-05-00호)

전교조가 버리려고 하는 것은 단지 ‘명칭’만이 아니다.

- 산양(교육노동자현장실천)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사, 반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려 하는 교사, 교직원회의에서 원리 원칙을 따지며 발언하는 교사, 아이들한테 인기 많은 교사….” 1989년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창립됐을 당시 문교부(현재의 교육부)가 ‘전교조 교사 식별법’이라며 일선 교육청에 내려보낸 공문에 있던 내용이다. 2026년 전교조 교사 식별법은 뭘까? 왜 우린 전교조 조합원일까?

2020년 유천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고 2021년에 전교조에 가입한 탕슉은 이렇게 말한다. “뭔가 제일 학교를 위해 싸우는 단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학교 안 구성원들을 갈라치기 하지 않고 다함께 살자 라고 이야기하는 유일한 집단인 것 같아 가입하게 되었어요.” 탕슉은 2025년 전교조를 탈퇴했다.

전교조 하면 떠오르는 모습들이 있다. 법외노조 저지-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에서 보여줬던 선명한 계급성과 자주성, 네이스 투쟁에서 보여줬던 학생 정보 인권에 대한 민감성과 투쟁성,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투쟁에서 보여줬던 민주적인 대중성과 주체성, 연금 개악 저지-공적연금 강화를 외쳤던 연대성이 그것이다. 지금의 전교조는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을까? 지난 2월 전국대의원대회에서는 명칭 변경에 찬성하는 대의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정체성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음, 교권을 지켜내고 삶의 문제에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상징적인 것, 명칭 변경은 조직의 기반을 점검하는 사업’ 전교조의 정체성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전교조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직’을 빼야 한다는 말이었다.

전교조의 정체성은, ‘전교조의 기반은 교사 중심의 배타적 권리로 인식되고 있는 교권을 지켜내는 것이기에...’ 도대체 어떤 근거로 나오는 이야기들일까? 교사노조와의 조합원 수 경쟁구조에서 신규조합원을 늘려야 한다는 강박이 만들어낸 허상은 아닐까? 조합원 수를 늘려야 한다면서 퇴임 조합원을 조합원으로 인정한다는 규약 개정은 하지 않는다. 신규 가입이 퇴직 조합원 수를 따라잡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치 지금의 전교조는 군부 독재에 맞선 교육민주화운동에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유서를 남긴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죽음에서, 교사도 노동자라는 노동자성에서 1,500명이 해직되고 107명이 구속되는 등 전대미문의 정부 탄압에 스스로 투쟁으로 맞서고 민주노총과 학생, 시민들의 전폭적인 연대투쟁으로 우뚝 솟을 수 있었던 우리의 태생과 역사성을 지우려는 것만 같다.

전교조는 전교조다. 우리가 이름을 뜯어고친다 해서 당장 가입하겠다는 교사가 얼마나 되는지 확보한 데이터가 있는가? 조합원 투쟁을 외면한 전교조에 실망하며 탈퇴한 조합원은 보이지 않는가? 이름을 버렸을 때 얼마나 많은 조합원들이 실망하며 탈퇴를 고민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가? 도대체 왜 지금 전교조는 엄청난 예산과 노력을 들여 우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부정하고, 우리 자신과 싸우려고만 하는가?

우리가 지금 싸워서 얻어야 할 것은 교사 중심의 배타적 권리로 인식될 수 있는 교권이 아닌 정치기본권, 노동기본권인것이다. 경쟁 입시 제도를 폐지하고 학생, 교육 노동자, 학부모 모두의 기본권과 학교 민주화를 지키기 위한 온전한 학교 자치를 이뤄내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 폐기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가야 할 길은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인간해방 평등 세상을 향한 투쟁의 한길이어야 하는 것이다.

전교조가 버리려고 하는 것은 단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명칭만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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